말레이시아와 닮지 않은듯 닮은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자바섬)을 9일간 여행하게 되었고 자카르타를 시작으로 족자카르타, 말랑(프로볼링고), 발리를 방문했다. 일단 말레이시아와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고 지리적으로도 인접해있고 인도네시아의 특정 지역(수마트라, 보르네오)에 사는 사람들은 말레이시아의 말레이계와 인종적으로 동일하다고 하며 여러가지 면에서 말레이시아와 많이 비교가 되는 나라이다. 물가가 말레이시아보다 저렴하다고 들었지만 막상 와보니 큰 차이는 없고 거의 비슷한 것 같다. GDP 차는 거의 4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데 생활 물가는 큰 차이가 안난다는 점이 놀라웠고 그만큼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나 비슷비슷한 동남아시아 국가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와보니 둘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말레이시아는 선진국을 꿈꾸는 개발도상국에 속하는 나라라 꽤 현대적이며 발전된 나라로 볼 수 있고 인도네시아는 개발도상국 단계에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은 후진국적인 면모를 많이 보이는 나라라는 느낌을 받았다.
종교적으로는 같은 무슬림이 주류인 국가이지만 말레이시아는 아직 지역별로 술탄(왕)이 존재하며 샤리아 법을 도입하느냐 마느냐 하는 논쟁을 하고 있는 상태인 나라라 굉장히 종교적으로 엄격한 국가라고 볼 수 있는 반면에 인도네시아는 대통령이 있는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꽤 자유로우며 표면적으로는 분명히 무슬림 국가이지만 자세히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상당히 세속화된 국가인 것 같다. 또 말레이시아도 말레이계, 인도계, 중국계가 함께 살아가는 다인종, 다문화 국가이지만 그 문화적 차이와 생활 반경이 비교적 구분되어 있는 반면에 인도네시아는 인종구성, 국토 면적 및 분포, 문화 등이 말레이시아보다 더 다양하고 더 혼합된 나라이기 때문에 이 나라를 단번에 속속들이 이해하기는 어렵다.

인도네시아를 여행하면서 자꾸 인도와 비교하게 되었는데 둘은 언뜻 보기에는 상당히 다르지만 역사적으로나 종교적으로 인도의 영향을 많이 받아왔다고 한다. 그래서 힌두 사원도 나라 곳곳에 분포해 있는 것 같고 길거리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음악들도 왠지모르게 인도풍의 느낌이 연상되었다. 인도에서 쓰는 특정 악기를 여기서도 그대로 쓰는 것 같다. 음식은 말레이시아 음식과 비슷하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인도네시아 쪽이 좀 더 소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 말레이시아보다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못해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여행 기간도 굉장히 짧았고 자바 섬만 주로 여행을 했기 때문에 쉽게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언뜻 느껴지는 사람들의 성향은 이상하게도 한국사람과 꽤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일단 이 나라 사람들은 노래와 춤을 좋아하는 것 같다. 자바섬 내에 어디를 돌아다녀봐도 기타를 매고 노래와 연주를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고 TV에서도 오디션 프로그램이 꽤 인기인 것 같다. 또 시끄럽고 수다스러운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다. 듣기로는 일상생활 속에서 무속신앙이 꽤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한다. 한국으로 치면 무당이 점봐주고 하는 것 말이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까 낯선 이방인인 나를 꽤 경계하는듯 방어적인 눈빛으로 쳐다보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는 오랜 세월 식민지로 보낸 역사와 1960년대 중반 수하르토 집권기에 발생했던 공산주의자들을 대량학살했던 역사 때문이었던 것 같다. 또 자카르타에 있을 때 많은 현지인들이 이곳은 굉장히 위험한 곳이며 항상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1998년에 있었던 화교 학살 사건과 무관치 않은 것 같고 치안 상태 때문일 수도 있겠다. 아니면 단순히 비무슬림 혹은 낯선(중국인처럼 생긴) 사람에 대한 경계일지도 모른다.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라 그런지 여행할 수 있는 관광지가 정말 많다. 정글, 화산, 해변, 다양한 종교별 사원, 도시 등 수많은 볼거리가 있지만 나라 자체가 개발이 많이 필요한 나라이다보니 여행하기가 그다지 쉽지는 않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일단 관광을 위한 인프라가 상당히 부족하다. 여행지에 영어를 포함한 다양한 언어로 된 안내문 등이 있을 법도 싶은데 정말 유명한 관광지가 아닌 이상 그런 부분을 찾기가 힘들고 각종 잡상인들이 너무나 많았다. 이동수단은 물론 저렴했지만 저렴한 만큼 바가지도 흔하고 흥정이 많이 요구됐고 그다지 쾌적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숙소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나는 여행할 때 저렴한 숙소만 찾아다니는 편이긴 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하면 여러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 (인도 제외). 물론 싼데는 다 이유가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나라보다 더 환경이 열악하고 물가가 저렴한 인도와는 다르게 이 나라만의 특별함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 뭔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특별한 매력이 이 나라에는 조금 부족한 것 같다. 그 때문에 다양하고도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을 가졌으며 인도처럼 물가가 저렴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인도처럼 사랑받는 여행지는 될 수 없었던 것 같다. 뭐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인도인 특유의 친절하고 붙임성있고 유머 넘치는 부분을 이 나라 사람들에게서는 기대하기가 약간 어렵다. 그리고 영어가 통하지 않는 나라라 그런지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에 꽤 어려움이 있었으며 각종 교통수단에서 나오는 매연과 추수가 끝난 논에 불을 지르는 풍습으로 인해 어딜가던 공기가 그다지 깨끗하지 않아서 안타까웠다. 길바닥도 쓰레기로 넘쳐났고 오염된 강물이나 냇가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 부분은 인도와 아주 유사하다. 내가 방문한 지역은 일단 자카르타 시내, 족자카르타 시내와 그 근처의 보로부두르 사원, 프람바난 사원, 말랑, 프로볼링고와 브로모 산, 발리이다. 주요 관광지를 제외하고 일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너무도 열악했다. 다음에 또 인도네시아에 오게 된다면 엉뚱한 곳은 가지 말고 유명한 관광지만 콕콕 찝어서 돌아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가지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인도네시아 곳곳에서 활력과 넘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고 무슬림이 다수인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로 운영되기 때문에 자유로움과 개방성을 느낄 수 있었고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성장가능성이 상당히 큰 나라라고 본다. 껍데기는 무슬림이지만 그 안에서 꿈틀거리는 개방성과 자유로움과 변화에 대한 열망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또 인구 면에서나 규모 면에서 몇 안되는 정말 거대한 나라들 중 하나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미래가 기대되는 나라이다. 글을 마치기 전에 그 유명한 발리에 대해 언급을 하자면 발리 섬 전체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관광지화 되어있는 것은 아니고 발리의 수도인 데판사르 근방 지역만 과도하게 관광지화 되어있었다. 가장 번화가의 경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레스토랑 및 술집이 넘쳐났고 가격도 다른 곳보다 비싸긴 했지만 여전히 한국에 비하면 저렴한 가격대였다. 아무래도 휴양지 개념인 지역이다 보니 주로 가족이나 커플단위로 오면 좋을 만한 곳 같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여름 휴가에 해변에서 망중한을 즐기며 리조트에서 시간 때우면서 돈 쓰기 좋은 휴양지이다. 모든 것들이 너무 상업화 되어있고 돈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곳이라 뭐 불교사원도 있다고 들었는데 가보지는 않아서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느낌에 발리는 너무 상업화되어서 그곳 특유의 분위기라던지 편안함을 느끼기가 조금 어려웠다. 인도네시아에서의 모든 여행을 마치고 최종적으로 느낀 점은 나름대로 괜찮았지만 고생할 각오도 어느 정도 해야만 한다. 깨끗하지 않은 공기, 위험한 교통 및 치안 상태, 바가지, 그다지 위생적으로 보여지지 않는 음식 등. 음식의 경우 먹고 탈난 적은 다행히 없지만 미관상으로 요리하는 과정을 볼 때 약간 지저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번 여행의 경우 광활한 인도네시아에서 자바 섬과 발리밖에 여행하지 않았지만 보로부두르, 프람바난 사원과 브로모 화산은 정말 방문할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 그 밖에도 인도네시아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새롭게 배운 것들과 느낀 것들이 많았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인도네시아의 다른 지역도 여행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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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or_jingga님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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