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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7. 27.

호주 원주민 어보리진(Australian aborigine)은 인간인가?




1788년 유럽에서 처음 호주로 건너온 백인들이 처음 맞닥들인 존재는 호주 원주민인 어보리진이었다. 그들은 말하자면 미국의 인디언들처럼 원래부터 대륙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었던 인종이다. 내가 호주에서 1년 동안 살면서 전에 몰랐던 어보리진이라는 존재를 처음으로 알고 되었고 실제로 몇번 본적도 있다. 도시에 살고 있는 어보리진들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전통 음악을 연주하며 버스킹을 하거나 이미 문명화되어 평범한 호주인들처럼 살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다윈(Darwin) 같은 일부 주에는 아직도 어보리진들이 커뮤니티를 이루어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많이 살고 있다고 들었다. 

시드니 같은 관광지에서 전통 악기를 연주하며 버스킹하는 호주 원주민

특유의 패턴이 돋보이는 그들의 미술

내가 제목을 너무 자극적으로 뽑은게 사실이지만 진짜 이들을 처음 보게 된다면 '이들이 인간이 맞나?' 라는 생각이 마음 속에 먼저 들었었다. 특히 전통 복장과 분장을 하고 있는 그들을 보면 더욱 그렇다. 분명 인간은 맞지만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었던 인종들인 아프리카인, 백인, 인도 남부인 등과는 너무나도 달라서 괴리감이 느껴질 정도 낯선 인종을 처음 접하기 때문에 저런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들었던게 사실이다. 일단 도시에 살고 있는 많은 어보리진들은 이미 백인과 혼혈이 많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위 사진처럼 '진짜' 어보리진의 모습이 아니라 약간 피부색도 좀 더 밝고 이목구비에서 백인의 모습이 느껴지는 혼혈 어보리진들이 많고 그 중 일부는 이미 여러 업계에서 활동하며 유명인사가 된 사람들도 있다.

패션 모델 Samantha Harris

아이돌 팝스타 Jessica Mauboy

예술가이자 활동가인 Richard Bell

럭비선수 Adam Goodes

어보리진 LGBT도 있다

내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그들은 기존에 알려진 유럽인, 아시아인, 아프리카인들과는 다른 또 다른 호주 대륙에 고립되어 있던 고인종이라고 하며 그래서 그렇게 낯설게 느껴졌던 것 같다. 일부 연구에 의하면 그들의 유전자가 인도 남부 인종과 유사하다고도 하며 인도에 여행을 하고 또 함께 몇 년 일해본 경험이 있는 내가 보기에도 호주 원주민과 남부 인도인과 외모적으로 유사한 느낌이 있는게 사실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호주 원주민은 지능 지수가 다른 인종에 비해 매우 낮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 고유의 예술과 음악이 있고 그들 문화에서는 영적인 부분을 중요시 한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앨리스 스프링스(Alice Springs) 울룰루(Uluru)라는 지역에 에이즈락(Ayers rocks)이라고 하는 엄청나게 큰 바위 덩어리가 있는 유명한 관광지가 있는데 그곳은 호주 원주민들이 굉장히 영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성지라고 한다.


그들은 원래 그들 고유의 언어가 있지만 백인들이 호주를 개척한 이후 일부는 호주 사회에 흡수되고 대다수는 아직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이루어 살고 있다. 백인들이 호주를 차지한 이후 오랫동안 자연 속에서 살아왔던 그들의 전통, 삶의 방식, 문화 등의 많은 부분이 파괴되었고 이제는 호주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 아주 수준 낮은 환경 속에서 살아가며 술과 마약에 찌들어 불행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호주 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역사적으로 호주 원주민들에 대한 학살이나 살인, 무자비한 폭력과 탄압이 이루어졌었고 1910년부터 1970년까지는 원주민 동화정책이라는 명목으로 대규모로 원주민 아이들을 그들의 부모의 품으로부터 빼앗아 백인 가족에 양육시키며 백인식 교육과 매너를 가르치고 영어를 가르치며 강제로 호주 주류 문화에 편입시키려고 했던 불운한 역사가 있었다. 그 피해자들은 '잃어버린 세대'라고 불려지는데 다행히 호주 정부는 후에 그들에 대한 사과를 했지만 지금은 그정도 까지는 아니더라도 원주민 탄압 정책은 현재도 간접적으로 호주 정부에 의해 공공연히 진행 중이라고 한다. 유튜브에 그러한 사실을 증언하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이들을 보면서 '원주민이라는게 도대체 무엇인가?'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미국 인디언, 캐나다 에스키모와 같이 전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진 원주민도 있지만 인도, 브라질 같은 나라에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원주민들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큰 대륙인 중국이나 러시아에서는 원주민이라는 말보다 소수민족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실제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소수민족이니 원주민이니 하는 존재들을 직간접적으로 접해보면서 내가 느낀 것은 원주민은 일단 말그대로 현재 그들이 속한 나라의 주류 인종보다 더 오래 살아왔던 민족이면서 주류 문화나 언어, 교육, 삶의 방식을 따르지 않고 자연 속에서 살며 그들 고유의 라이프스타일을 고집하는 다소 우리의 관점에서 보기에 미개해보일 수 있는 사람들을 원주민이라고 부르는 것 같고 소수민족은 그들도 한 때는 원주민이었겠지만 점차 외부 세계를 받아들이면서 언어와 교육, 삶의 방식이 그들이 속한 주류 사회에 많이 통합되면서 남은 것은 그들의 희미한 정체성이나 약간의 전통 뿐인 존재들을 소수민족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그렇다면 호주 어보리진도 결국 미래에는 점차 외부 세계를 받아들이면서 주류 문화에 편입되면서 소수민족화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실제로 그들을 눈 앞에서 보게된다면 그들의 범상치 않은 존재감에 놀라게 되지만 실제로 호주 원주민들에 대해서 세계적으로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게 나로서는 더 놀랍다. 호주 자체가 백인 세계에 속하긴 하지만 지리적으로 변방에 속해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백인과 엮이면서부터 발생했던 어두운 그들의 역사와 운명을 호주 정부가 굳이 대내외적으로 드러내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들 문화나 성향 자체도 미국의 인디언이나 뉴질랜드의 마오리 같이 굉장히 용맹하다던가 뭔가 비범한 부분이 있다기 보다는 수동적이고 나약한 면이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바로 옆 뉴질랜드에서는 마오리족의 정체성이 굉장히 강해서 사회적 위치나 백인과의 관계가 비교적 수평적으로 이루어졌고 호주의 어보리진 같은 처참한 역사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오히려 백인과 대등하게 싸워 당시 마오리족과 영국 국왕이 와이탕이 조약(Treaty of Waitangi)을 맺어서 그들의 존재가 법적으로 인정 받았고 백인들과의 정치적인 관계가 비교적 수평적으로 전개되어 나중에는 마오리어가 영어와 함께 뉴질랜드의 공용어가 되었을 정도로 그들의 입지가 분명한데 반해 호주의 어보리진은 왜 그렇게 대책없이 백인들에게 당할 수 밖에 없었는지, 그들의 낮은 지능 때문에 그랬던 것인지 아니면 뭔가 유전학적으로 진화가 덜 된 인종이어서 그랬던 것인지? 아니면 그들의 호전적이지 않은 성향에 기인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이 처한 불운한 운명을 목격하고 하나 둘 알게 되면서 안타까움을 느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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