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의 무슬림들 관찰기


현재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말레이시아에서 2년 간 현지인들 속에서 함께 생활을 하면서 보고 느낀점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물론 말레이시아에는 중국계와 인도계도 살지만 중국인과 인도인이야 세계 어딜가든 있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말레이시아에 살고 있는 이슬람을 믿는 말레이 인종에 초점을 맞춰 글을 썼다.

  • 약국에서 소독용으로 메탄올은 팔지만 에탄올은 팔지 않는다. 코란에서 술(알콜)을 금지하기 때문.
  • 하루에 다섯번 언제 어디서든 모스크(이슬람 사원)가 있는 곳이라면 외부 스피커를 통해 코란 낭송 소리가 방송되는데 무슬림이라면 메카를 향해 기도를 해야한다. 말레이시아에 체류하던 한 인도인 무슬림에 따르면 무슬림이라면 누구나 가서 낭송을 할 수 있으며 낭송할 시간에 그곳이 비어있는 경우는 절대 없다고 주장한다.
  • 라디오를 틀어도 코란 낭송 시간만 되면 갑자기 낭송 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중국계나 인도계 라디오 방송국은 해당하지 않는 것 같다.
  • 심지어는 스마트폰에 코란 어플이 있어서 낭송 시간만 되면 자동으로 알람 켜지듯 코란 낭송이 재생된다.
  • 말레이시아는 열대기후에 속해서 연중 날씨가 30도가 넘어가기 때문에 마라톤 같은 스포츠 행사를 저녁이나 새벽에 한다. 그런데 마라톤 도중 기도 시간이 되면 코스 옆에 임시로 마련해둔 임시 천막에서 무슬림들이 자율적으로 기도를 할 수 있게끔 임시 기도실이 준비되어 있다. 즉, 무슬림이라면 마라톤을 잘 하다가 기도시간이 되면 임시로 마련한 천막에 멈춰서 엎드려 기도를 하고나서 다시 마라톤을 시작할 수 있다. 아마 독실한 무슬림이라면 절대로 마라톤에서 1등을 할 수 없을 것이다.
  • 무슬림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과 다르게 말레이 여자 무슬림들 중 혼자 오토바이나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도 많고 아무도 그것에 대해 이의 제기를 하지 않는다.
  • 이슬람 경전인 코란에서는 음악을 듣는 것을 금하고 있지만 말레이에서는 그런 규칙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
  • 간혹 가다가 무슬림 여자인데도 불구하고 히잡을 쓰지 않는 사람도 드물게 있다. 주변 무슬림에게 물어보니 아버지나 남편이 허락을 하면 히잡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 말레이 무슬림 여자들 사이에서 무언의 종교적, 사회적 압박이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듣기로는 말레이 여자들은 서로의 행동거지를 감시한다고 한다. 페미니스트 용어로 말하면 무슬림 여성들 스스로가 코르셋을 채운다는 듯한 느낌이랄까? 아마도 여자들을 넘어서 남자, 사회, 코란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무슬림 여성들은 그것에 대해 큰 불만을 표하지 않는 것 같고 오히려 체념하면서 사는 것 같고 내 추측과는 다르게 나름대로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즐겁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 네덜란드, 포르투갈, 영국, 일본의 오랜 식민지 역사의 영향인지 몰라도 생각했던 것보다 사람들 의식이 굉장히 서구적이고 행동이나 태도가 세련되고 매너도 좋다. 사람 대하는 방식이나 매너만 놓고 보면 평균적으로 한국인들보다 훨씬 세련되고 기품이 있으며 안정되고 차분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같은 말레이계라도 인종구성이 정말 다양하다. 피부색깔부터 생김새가 정말 다양하다. 아마도 오랜 세월에 걸쳐 타인종과 섞여서 그런 것 같다.
  • 내가 근무하던 오피스만 보더라도 한국드라마를 좋아하는 여자 말레이들이 몇몇 있었다.
  • 종교적으로 지켜야할 부분에 있어서는 꽤 철저해보이지만 몰래 몰래 술을 먹고 인근 국가로 가서 매춘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 중국음식점에는 말레이 사람을 본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무슬림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기 때문.
  • 반대로 말레이, 무슬림 음식점에 중국인이나 인도인을 보기 힘들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외국인인 내가 그곳에 가면 종업원들이 약간 꺼리거나 당황해하는 듯한 인상을 받을 때가 있다.
  • 말레이시아에서는 중동이나 아프라카의 무슬림들이 학업을 위해 영어가 공용어로 쓰이는 말레이시아로 많이 유학을 오는데 정말 이상하게도 종교가 같음에도 불구하고 중동 백인, 흑인 무슬림과 말레이 커플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오히려 중동계 남자와 중국계 말레이 여자 커플은 종종 볼 수 있다.
  • 일반적인 무슬림의 인식과 다르게 상당히 온건하다. 하지만 종종 무섭게 생긴 사람도 눈에 띈다.
  • 보통 수염을 길게 기르고 눈빛이 뭔가 선해보이지 않는 사람은 왠지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 타문화, 인종에 대해 포용력이 굉장히 큰 것 같다. 속마음은 어떨지 몰라도 겉으로 호불호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 말레이계는 정말 차분하고 평화로운 마음을 가진 것 같다. 감정을 격하게 드러내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상냥하고 젠틀하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 서점에서 판매하는 이슬람의 경전인 코란은 보호를 위해서(?) 유리로 막힌 책장에 자물쇠로 잠겨져 있다.
  • 2015년 1월 아이돌 B1A4의 한 멤버가 말레이시아 열린 팬미팅에서 무대에 올라온 무슬림 소녀팬을 팬서비스 차원에서 허그, 백허그, 이마에 키스를 했다가 유튜브를 통해 퍼져서 그 소녀팬은 체포위기에 처할뻔 했었다. 그것은 한국드라마 상속자의 한장면을 따라한 것이었고 사전에 설명과 동의가 이루어졌던 것이라고 하며 다행히 해당 소녀팬은 체포를 면했다고 한다.
  • 2015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28회 동남아시안게임 여자체조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말레이시아 선수가 일반적인 체조복을 입고 경기를 했는데 그것이 이슬람법으로 노출이 금지되는 신체 부위인 ‘아우랏(사타구니)’ 의 형태가 드러낸다고 하여 일부 자국내 무슬림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 이슬람 규칙에 의하면 결혼을 하지 않은 남녀는 엄격히 신체 접촉을 금한다고 하지만 실제 밤이 되면 공공연하게 몰래 몰래 만나는 미혼 커플들을 볼 수 있다. 쉐어메이트였던 한 말레이남자도 자기 말레이 여자 친구를 몰래 들여와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자주 봤다.
  • 외진 길거리에 독살당한 떠돌이개를 가끔 볼 수 있다. 누가 죽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슬람에서는 종교적인 이유로 개와 돼지를 나쁜 동물로 여긴다.
  • 회사 입사 시 개인정보 기재 항목에 종교 부분이 있다. 병원에서 첫 진료를 위해 개인정보 기재 항목에 종교 부분이 있다. 추측하기에 아마도 통계를 위해 국가차원에서 손쉽게 인종별 분류나 통계를 내기 위해 데이터베이스를 모으는게 아닐까 싶다. (말레이계 = 이슬람교, 인도계 = 힌두교, 중국계 = 불교나 개신교 혹은 카톨릭교로 보면 얼추 들어 맞음)
  • 무슬림 말레이들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극단적이고 무서운 무슬림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이다. 굉장히 평화롭고 합리적이고 친절하고 스스로 절제하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말레이시아에서 생활하면서 미디어가 대중에게 얼마나 손쉽게 왜곡되고 편향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지에 대해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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