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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 4.

논란의 동물권 보호 단체인 케어(Care)의 존재 이유


얼마 전 유기견이나 개농장에서 훔쳐온 개를 안락사시키는 행태로 논란이 되었던 동물권 단체인 케어를 기억할 것이다. 동물권 단체라는 말이 무색하게 그들의 끔찍한 행태로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지만 결국 그 이후 사람들 속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 듯하다. 그때 당시 검찰 조사 결과 유기견 보호공간이 부족해지지 공간을 확보하고 치료 비용 등을 줄이기 위해 2015년 11월 부터 2018년 9월 까지 직원들을 시켜 정상적인 동물 98마리를 안락사 시켰으며 동물 보호를 명목으로 개 사육장에서 개 5마리를 절도한 것도 드러났다. 그뿐만 아니라 박소연 대표는 회비와 후원비 명목으로 67억 3800여 만원을 받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수사 이후 서울 종로경찰서는 박소연 대표의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이 그대로 법원에 제출했으나 기각되었다고 한다. 

이런 해프닝을 보면서 느끼는 부분은 솔직히 한국에 애완 동물이라는 개념이 생겨난게 그다지 오래 되지 않았고 지금에야 빠르게 사라지는 추세긴 하지만 불과 몇 십년 전까지만 해도 보신탕, 개고기, 개소주 등을 파는 식당이 동네 이곳저곳에 많았고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복날에 보양을 한다는 이유로 많이 먹기도 했다. 그리고 한 2000년도 정도에는 외국의 많은 유명인사들이 한국을 "개고기 먹는 미개하고 야만적인 나라"라고 주장하자 많은 한국인들이 그에 대해 "개고기 식용도 문화다, 문화 상대주의를 인정해야 한다"라고 분노하며 맞받아쳤었다. 하지만 지금은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TV나 유튜브에 반려견, 반려묘에 대한 방송이나 컨텐츠들이 넘쳐나고 있고 그 누구도 강아지나 고양이를 먹거리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보인다. 하지만 우리의 의식 깊은 속에는 아직 개나 고양이가 가족인 동시에 음식의 범주 안에도 남아 있는 것 같다. 보양식은 한국에서 아직 완전히 없어지지 않은 음식 문화이기 때문이다. 그 역사도 아주 길고 말이다.

물론 정부 입장에서는 이 보신탕 문화에 대해 굉장히 난처한 입장일 것이다. 이미 한국은 선진국 대열에 자리잡은 나라이며 국제적 교역과 교류는 나날이 늘어가고 K팝 같은 문화 컨텐츠도 어마어마하게 수출하는 나라인데 개고기는 명백한 걸림돌이자 국가적 수치이기 때문이다. 이 미개한 음식 문화 덕에 글로벌화 된 세계에서 한국인 체면이 말이 아닌 것이다. 실제로 일반인에 불과한 나조차도 해외 여행을 하거나 체류하면서 개고기에 대한 질문을 직간접적으로 받은 경험이 많았다. 나야 일개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웃으며 넘길 수 있지만 만약 고위 공직자, 비즈니스맨, 유명 인사, 아이돌이 외국인으로 부터 그런 질문을 받았다면 얼마나 자존심 상하고 체면 구기는 일일까? 그들 입장에서는 보신탕 문화가 정말 수치스럽고 하루빨리 사라졌으면 싶을 문화일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인해 동물권 단체 케어의 역할은 쉽게 비유하자면 부패한 정부가 암묵적으로 묵인, 지원, 관리하는 불법 조직 혹은 단체(깡패용역, 댓글부대, 각종 이권집단, 테러단체 등)와 비슷하다. 사회의 음지에서 분명히 처리해야할 골칫거리들이 있지만 그 누구하나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케어 같은 민간단체가 대외적으로는 동물보호라는 아름다운 수식어를 내세우며 포장을 하면서 실제로는 개도살장이나 다름 없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솔직히 개사육장의 존재를 달가워할 사람은 개장수 본인 빼고는 아무도 없다. 누가 봐도 혐오시설인 것은 확실하다. 보신탕에 대한 수요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 남아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개사육장은 개인의 영업장이자 재산이기 때문에 함부로 정부가 몰수를 할 수도 폐쇄 조치를 내릴 수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케어라는 민간단체가 알아서 궂은 일을 도맡아하고 있으니 정부로서도 고마워할 일일 것이다.

뉴스로 소식을 접한 일반인들도 처음에는 케어와 박소연 대표의 행태에 극도로 분노를 했지만 결국 어쩔 수 없었다. 우리의 뇌리 속에는 흐릿하게라도 아직도 개=음식 이라는 공식이 남아 있는게 현실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개를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케어라는 단체가 말그대로 동물 보호를 하는줄 알았더니 실제로는 후원금은 후원금대로 받아먹으면서 유기견들을 안락사나 시켰기에 기만당했다는 느낌에 분노를 하는 것일 뿐이다. 결국 케어는 사회의 누구나 혐오하는 음지에서 활동하는 개사육장이나 보신탕 문화를 없애는데 분명 기여를 하고 있다. 실상 개를 안락사를 시키던 어쩌던 동물보호라는 명목 하에 대외적으로는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그 누구도 외면하고 싶은 보신탕, 개사육장 문화를 없애는데 일조하고 있으니 말이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케어와 박소연 대표가 저질렀던 일에 대해 분노했지만 결국 대책없이 애완견을 키우는 사람들, 맘에 안든다고 유기해버리는 사람들, 아직도 보신탕을 찾는 사람들, 케어와 같은 단체에 대해 분노만 할뿐 곧 침묵해버리는 우리 모두가 공범이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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